외국 항공사 승무원 준비 전 꼭 확인해야 할 사항 3가지

전 세계에 너무 많은 항공사들이 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국내 항공사 승무원으로 입사하기 위한 주요 과정과 그에 따른 준비사항에 대한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오늘은 시야를 조금 더 넓혀 해외로 눈길을 돌려보겠습니다. 해외에도 많은 항공사들이 한국인 승무원을 뽑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국내 항공사에 국한되지 않고 시야를 조금 더 넓힌다면 해외에 있는 항공사에 승무원으로 취직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항공사는 많으니까요. 오늘은 외국 항공사의 승무원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한국인 승무원을 뽑는 외국 항공사는?

외국 항공사 승무원으로의 취업에 관심이 생겼다면, 먼저 한국인을 승무원으로 뽑는 외국 항공사를 먼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에 있는 모든 항공사가 한국인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해당 항공사가 한국을 취항하고 있지 않거나 한국어 스피커가 필요 없으면 뽑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지금부터 알려드리는 항공사는 채용 시기의 텀은 각각 다르지만, 지금까지 꾸준히 한국인을 채용하고 있는 외국 항공사입니다. 한국 국적인 승무원을 뽑는 항공사 위주이며, 한국 국적이 아닌 해당국 시민권을 가진 한국어 스피커를 뽑는 항공사는 제외하였습니다.

 

중동- 에미레이트 항공, 카타르 항공, 에티하드 항공, 쿠웨이트 항공, 사우디아 항공 등

 

유럽- 독일 루프트 한자, 네덜란드 KLM(2년 계약직), 에어 프랑스(기내통역), 핀에어, 알이탈리아 등

 

아시아- 싱가포르 항공, 말레이시아 에어 아시아, 베트남 비엣젯 항공, 베트남 에어라인, 중국 국제항공(에어 차이나), 중국 동방항공, 중국 남방항공, 중국 하이난 항공, 에어 마카오, 홍콩 항공, 홍콩 캐세이 퍼시픽, 홍콩 캐세이 드래곤 항공, 일본 ANA 항공, 일본 JAL 항공(기내 통역) 등

 

외국 항공사 승무원 자격 요건

외국 항공사는 각국의 특성과 항공사별 특성에 따라 입사절차 혹은 조건이 다릅니다. 대체로 자격요건 중 영어를 가장 기본으로 보고 있습니다. 거기에 해당 항공사의 국적 언어를 추가적으로 할 수 있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는 있으나 필수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자유로운 것입니다. 국내에서 거의 필수 자격처럼 보고 있는 영어 공인 인증시험인 토익이나 토익 스피킹 점수를 요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대신 면접이 거의 영어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회화 위주의 실질적인 영어실력을 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키의 경우,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암리치 라고 하는 것을 통과하면 되는 수준으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암리치란 해당 규격에 맞는 곳으로 손을 뻗어 닿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대체로 212m에서 220m 수준이 평균적인 암리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까치발을 서는 것은 허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공사별로 서비스 업계의 경력이 있어야만 지원할 수 있는 항공사도 있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의 경우, 입사지원서 작성란에 1년 이상의 서비스 경력을 적도록 되어있습니다. 서비스 관련 아르바이트 경험이라도 있으면 적는 게 낫습니다. 대부분은 신입직이 많아 경력을 요구하고 있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지원한 다른 지원자들이 나이도 어리고 경력도 있다면 그들이 훨씬 경쟁력이 있을 것입니다.

 

나와 맞는 외국항공사 고르는 팁

외국에서 일하는 것이란 보기보다 훨씬 힘든 일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를 포함한 외국항공사를 다녀본 수많은 전직 승무원들이 하나같이 말하는 것이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입니다. 언어가 서툴러 오해나 누명을 쓰는 일부터 오랜 외국생활로 극심한 향수병을 겪는 일 까지, 외국 회사에서 일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서 일하는 것보다 불편하고 어려운 상황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신과 맞는 외국항공사는 어떻게 고르는 것이 좋을까요? 저는 자신과 맞는 항공사를 고르기 위해서 그들이 내세우는 근무조건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항공사와 그 항공사의 국적에 따라, 외국인 승무원의 근무 처우가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첫째로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베이스와 거주지에 관한 사항입니다. 어떤 회사는 아예 그들의 베이스 도시에 이주를 해서 살면서 비행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에미레이트 항공, 카타르 항공 등이 있습니다. 이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바로 거주지 제공 유무입니다. 거주지를 회사에서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경우가 가장 베스트입니다. 그렇지 않은 회사도 많고, 그런 경우 회사에서 받은 월급의 일부를 하우징, 즉 집을 구하는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거주지가 공항과 가까운지, 시내에 가까운지 등을 따지는 것은 그다음 일입니다. 가고자 하는 항공사가 거주지 제공을 하지 않는 경우, 해당 국가의 평균적인 집값은 얼마나 되는지 전현직 승무원의 자료를 미리 확인해보고 연봉과 대조해서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연봉입니다. 왜 제가 가장 중요한 연봉에 대한 부분을 첫 번째 고려사항으로 넣지 않았냐고요? 제 개인적으로 연봉도 중요하지만 외국항공사를 다니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거주지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거주지를 회사에서 해결해준다면 연봉에서 세이브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연봉이 높게 책정되어 있어도 실상을 들여다보니 거주지 제공을 하지 않는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연봉이 제아무리 높다 한들 거주지 비용이 살인적인 홍콩의 경우라면? 연봉에서 숙소비로 빠져나가는 돈이 어마어마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거주지 다음 연봉을 고려해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세 번째는 한국으로 자주 올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연봉과 이 세번째 항목을 견주어 보았을때,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세번째 항목이 매우 중요합니다. 해당 항공사가 한국인 승무원에게 한국과 베이스만 오가는 비행에만 안배하는지, 전세계 항편을 모두 비행하게 하는지, 취항지 중 한국이 있는지 등은 외국에서 일하는 한국인 승무원으로서 아주아주 중요한 사항입니다. 한국에 자주 갈 기회가 있다면 국내 항공사 못지 않게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 취항지가 없는 회사의 경우, 휴가를 내서 자신의 사비로 한국에 와야 하는 것 입니다. 한국 가고 싶을 때마다 휴가로 한국에 오는 비용도 무시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위의 세 가지 실질적인 조건을 잘 파악했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자신의 성향과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방향에 따라 항공사를 결정하시면 됩니다. 이게 무슨 거창한 소리냐고요? 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국내에서의 삶과 완전히 다른 방향의 삶입니다. 본인의 승무원을 향한 꿈 때문에 이역만리 타국의 공항 근처 숙소에 짱 박혀 연애도 못하고 한식도 못 먹고 비행만 하며 살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과장해서 말하는 것 같지만 이것이 현실이고 많은 승무원들이 2~3년 차에 향수병과 현타를 견디지 못하고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자신의 성향 파악임을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외국에서 잘 견디는 스타일인지, 낯선 외국 환경에서 주눅 들거나 위축될 수 있는 환경에 잘 적응하는 사람인지 잘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누구나 자신이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가기도 하고, 가서 부딪히면서 적응해 나가기도 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괴로워하며 일하다가 결국 한국으로 빠르게 돌아오기도 합니다. 성향이 잘 맞는 사람에게는 둘도 없는 꿈의 직장이지만, 성향이 맞지 않는 사람에겐 매일매일이 지옥이고 고역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항공사를 가는 것이 베스트이다

자신이 원하는 항공사를 모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입맛대로 골라서 취업할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은 기회가 있는 곳을 모두 지원하여 어디 한 곳이라도 붙길 바라는 것이겠지요. 그것이 승무원 준비생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외국항공사에 취업하고 싶다고 마음먹고 준비를 하고 있거나, 준비할 계획을 하고 있다면, 위에서 말씀드린 사항들은 꼭 한번 스스로 생각해보고 판단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