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기를 못 먹는데, 기내식엔 항상 고기가 들어 있다면?
신입 승무원 교육을 시작하면 정말 안전과 서비스 다방면에서 다양한 지식을 배우고 실습하고 훈련하게 되는데요, 그중에서 기내식에 대한 공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개 면 종류와 밥 종류로 이루어진 일반 기내식과 달리, 수많은 종교식과 특별 기내식에 대해 공부하고 외우게 됩니다. 오늘은 승무원 교육 시 배우게 되는 특별 기내식, 즉 스페셜 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 승객이 알아두기에도 매우 유용한 정보이고, 기내식 신청 시 고려사항 및 주의사항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특별 기내식(Special Meal) 이란?
먼저 특별 기내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특별기내식이란 항공권 발권 단계에서 사전에 홈페이지 혹은 유선으로 신청하는 특이사항이 있는 기내식을 말합니다. 본인의 종교적인 이유나 건강상의 이유 등 다양한 이유로 기내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내식을 먹기 어려운 경우, 특별 기내식을 사전에 신청하여 먹게 됩니다.
특별 기내식을 승무원들은 보통 특수 밀 혹은 스페셜 밀이라고 부릅니다. 항공사마다 정책에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추가 요금을 따로 내지 않아도, 사전에 신청만 한다면 일반 기내식이 아닌 특별 기내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분들이 자주 이용하곤 합니다. 항공편 출발 기준으로 24시간 혹은 48시간 이내에 신청해야 특별 기내식을 비행기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특별 기내식 종류
그렇다면 이러한 스페셜 밀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 종류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말 정말 많습니다. 용어도 국제 표기가 영어로 되어 있고, 한국어로 알더라도 영어 풀네임과 약어를 잘 알고 있어야 손님에게 설명해줄 수 있기 때문에 이 스페셜 밀 종류와 내용에 대한 숙지는 승무원 교육 때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대체로 전 세계 공통적인 기내식이 대부분이지만, 항공사의 규정이나 케이터링 업체에 따라 없는 것도 있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종교식
KSML(Kosher Meal) 코셔밀: 유대교 종교식을 부르는 말로, 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조리하고 기도하며 잡은 육류를 사용하여 만든 식사입니다. 재사용 식기를 엄격히 통제하고, 개봉도 주문한 당사자가 직접 해야 하므로, 겉봉투에 실링(Sealing) 처리가 되어 있는 채로 손님에게 개봉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MOML(Moslem Meal) 무슬림식: 무슬림교 종교식으로, 회교율법에 따라 준비된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야 하며, 돼지고기와 햄, 베이컨, 젤라틴 류를 금지하고, 알코올이 포함되지 않는 식사를 뜻 합니다.
HNML(Hindu Meal) 힌두교 종교식: 비 채식 인도 식사로, 소고기류를 사용하지 않고, 대신 양고기, 가금류, 해산물과 생선 등을 이용하여 만든 힌두교 종교식입니다.
채식주의식
AVML(Asian Vegetarian Meal): 아시아식 채식주의 식사로서, 가장 일반적으로 주문하는 채식주의 기내식입니다. 생선, 가금류 등을 포함한 모든 육류, 계란을 배제한 식사 입니다. 유제품은 포함합니다.
VGML(Vegeterian Vegan Meal): 비건 식단으로, 가장 엄격한 서양식 채식주의 식단입니다. 모든 동물성 식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생선, 가금류, 유제훔, 젤라틴, 계란, 동물성 지방 모두 배제)
VLML(Vegetarian Lacto-Ovo Meal): 동물성 식품중, 계란과 유제품만을 허용한 채식 식단입니다.
VJML(Vegeterian Jain Meal): 동물성 식품 및 뿌리식품을 사용하지 않는 엄격한 인도식 채식입니다.
VOML(Vegetarian Oriental Meal): 동물성은 배제하고 뿌리식품은 사용 가능한 동양식 채식을 뜻합니다.
RVML(Raw Vegetarian Meal): 생야채식으로 익히지 않은 야채를 포함하여 생과일과 야채주스 등이 제공되는 채식입니다.
건강식
LFML(Low Fat Meal): 저지방 식사로서,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육류 등을 이용하지 않고, 열량이 높아지는 조리법인 튀기기, 볶기 등을 하지 않은 건강식입니다.
DBML(Diabetic Meal): 당뇨병 환자가 주로 드시는 식사로 열량, 단백질, 지방을 제한하고, 식사 시간에 따른 식사량을 배분한 기내식입니다.
LCML(LCML): 체중 조절 목적으로 만든 열량 제한 식사로, 튀기지 않은 음식이 들어가고, 모든 재료를 저지방 제품으로 사용하여 최소한의 지방과 설탕으로 조리한 식사입니다. 다이어트 용으로 좋습니다.
BLML(Bland Meal): 위장 장애가 있거나 소화가 어려운 승객, 수술 후 식사가 어려운 승객에게 제공하는 블렌드 밀입니다.
GFML(Gluten Intolerant Meal) : 식사 재료에 글루텐을 포함하지 않고 만든 식사로, 밀과 보리, 귀리 등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감자, 고구마 등을 사용해서 만든 식사입니다.
LSML(Low Salt Meal) : 하루 염분 섭취량을 제한하여 만든 식사로, 염장제품 및 훈제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버터도 무염버터를 제공하며, 염분을 극도로 제한하여 만든 식사입니다. 다이어트하시는 분이나 건강상 저염식을 드셔야 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NLML(Low Lactose Meal): 유당을 포함한 모든 식품(유제품)을 넣지 않은 식사로, 유제품 소화에 어려움이 있는 승객이 이용하면 좋을 기내식입니다.
기타 스페셜밀
CHML(Child Meal) 어린이용 기내식: 만 2세 이상에서 만 12세 미만 소아 및 어린이에게 제공되는 식사, 주로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돈가스, 튀김, 빵 종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BBML(Baby Meal) 유아용 기내식: 12~24개월 사이의 유아를 위한 기내식으로 주로 아기용 주스와 과일 퓌레 이유식이 제공됩니다.
IFML(Infant Meal) 영아용: 생후 12개월까지의 어린 영아를 위한 분유 등이 제공됩니다.
FPML(Fruit Platter Meal) 과일식: 식사의 모든 것이 각종 과일 조각으로 제공되는 과일 기내식입니다.(정말 과일만 제공됨)
SFML(Seafood Meal) 해산물식: 육류 대신 생선 및 해산물을 주재료로 활용한 밥이나 면요리가 주로 나옵니다.
승무원의 특별 기내식 제공방법
기본적으로 기내식은 모두 비행기 기내 안에서 조리된 것이 아닙니다. 기내식 전문 업체인 케이터링 업체에 기내식 조리 및 유통을 맡기게 됩니다. 승객이 사전에 신청한 특별 기내식의 경우, 신청된 수만큼만 업체에서 비행기에 실어주게 되므로 기내에서 핫밀 및 콜드 밀 수량 체크 시 주의해서 수량 체크를 해야 합니다.
스페셜 밀은 대개 일반 손님의 식사가 나가기 전에 먼저 제공됩니다. 그러므로 스페셜 밀을 신청한 승객은 가장 먼저 식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간혹 서비스를 하다 보면 일반 손님께서 왜 저 사람은 따로 먼저 밥을 주냐고 따지거나 의문을 가지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는 손님들이 승무원의 서비스 절차를 잘 모르는 것이라 종종 받게 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일반식의 경우 승무원들이 카트를 나누고, 서비스할 존을 나눠서 서비스하기 때문에 승객이 어느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식사를 받는 시간이 달라지게 됩니다. 서비스 시작 존은 손님의 수와 승무원의 수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정확이 몇 열몇 번째 좌석에 앉아야 먼저 식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하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선 당신이 스페셜 밀을 예약 했다면, 무조건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항공사 서비스 절차가 비슷합니다. 스페셜 밀 개수가 일반식의 개수보다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먼저 서비스하는 부분도 있고, 또 예약한 사람과 일치하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승객으로 비행기에 타는데 식사를 빨리 하고 싶다면 스페셜 밀을 신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 손님으로 스페셜 밀을 주문할 때 가장 추천하는 식사는 해산물식을 추천합니다. 고기만 들어가지 않았을 뿐, 대체로 식사 구성이 일반식과 비슷하기 때문이고 맛도 괜찮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문한 스페셜밀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일반식으로 반드시 바꿔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내식이 승객수만큼만 실리거나 더 적게 실리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특별 기내식 신청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
장거리 비행의 경우, 더더욱 스페셜밀을 주문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거리 비행의 경우, 총 2번의 메인 식사와 1~2번의 간식이 제공됩니다. 만일 본인이 주문한 스페셜밀을 잘 알지 못한 상태로 주문했다가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정말 고역입니다. 스페셜밀을 예약하면 2번의 메인 식사와 심지어는 간식까지 그 비행의 모든 식사를 스페셜 밀로 제공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제 지인의 재미난 일화가 있습니다. 10시간에 달하는 장거리 비행이었는데, 평소 기내에서 속이 더부룩해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경험이 여럿 있어, 그날은 과일식으로 기내식 주문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은, 해당 비행에서 모든 기내식을 스페셜 밀로 제공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첫 번째 식사 때 과일식을 받아보고는 간편하고 달콤하고 맛도 좋고 소화도 잘되는 듯하여 스페셜 밀을 자주 이용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간식과 두 번째 기내식을 제공받을 때조차, 과일로만 둘러싸인 식판을 마주했을 때 본인이 잘못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10시간 내내 과일만 먹으며 쓰린 배를 움겨쥐고 있었다는 웃지 못할 사연이었습니다. 특별 기내식 신청에 신중해야 할 이유입니다.
어린이용 기내식은 건강하지 않다?
제가 승무원으로 일하면서 한 가지 의아했던 점은 바로 어린이용 기내식에 관한 것입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기 자식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좋은 것만 입히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일 것입니다. 그런 부모 마음이 반영되어 특별히 주문한 것이 어린이용 기내식일 텐데, 왜 죄다 돈가스, 튀김, 빵 종류의 음식들만 있는 건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어린이의 시선을 끌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음식들을 싸고 있는 포장지에 그려진 예쁜 그림이라던지, 귀여운 식기 등이 어린이 승객의 시선을 끌고, 이는 비행기에서 어린이 승객이 얌전하게 있게 하기 위함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어린이용 기내식이 너무 인스턴트 느낌이 강하고(물론 다른 어른 기내식도 마찬가지 겠지만), 튀김 등 몸에 좋지 않은 음식 위주인 경우가 많아 제 아이에게는 주고 싶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마다 생각에 개인차는 있겠지만요.
일반 승객은 잘 모를 수도 있는 특별 기내식은 이렇게 종류도 많고 이름도 다양합니다. 승무원이 되면 다 배우게 되는 것이지만, 실제로 자주 주문하는 스페셜 밀은 몇 가지로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승무원이라면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되는 내용입니다. 승무원이든 일반 승객이든 특별 기내식에 대해 알아놓는다면 필요시 유용하게 서비스받을 수 있습니다.
'승무원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승무원들이 꼭 챙겨 먹는 영양제 TOP 3 (0) | 2020.06.04 |
---|---|
승무원 퇴사 후 진로, 어떤 일을 할까? (0) | 2020.06.04 |
승무원 서류통과 후 해야 할 일 3가지 (0) | 2020.06.02 |
승무원 입사 시 도움되는 자격증 총정리 (0) | 2020.06.01 |
승무원 되기 위해 항공과 갈 필요 없는 이유 3가지 (0) | 2020.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