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은 비행기에서 식사 서비스만 준비하는 일?!
정말 대다수의 사람들이 승객의 입장으로 비행기에 탑승하다 보니, 승무원들이 하는 일을 그저 식사 서비스만 준비하는 정도의 표면적인 사실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적었듯이 승무원은 기내의 안전과 서비스를 모두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인데요, 이에 따라 일반인들은 생각지 못한 "안전"과 관련된 업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승무원 준비생 혹은 승무원으로 입사하길 생각하고 있다면, 적어도 승무원이 어떤일을 하는 직업인지는 알고 있어야겠죠? 지금부터 승무원의 비행 시 하루 일과에 대해 대략적인 시간대 순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앞으로 나오는 업무 프로시져 및 용어는 역시 항공사마다 세부 사항에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큰 흐름은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세부 시간대는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승무원의 하루 비행 일과가 궁금하시다면 지금부터 저와 함께 가보시죠!
브리핑 2~3시간 전
어피를 합니다. 어피란 어피어런스의 준말인데요, 보통 승무원 업계에서는 화장과 머리를 하고 외적인 직업적 이미지를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을 통틀어 어피를 한다 라고 합니다. 머리 하나로 하루를 망칠수도 살릴 수도 있습니다. 머리가 잘 된 날은 비행도 잘 될 거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신입 때는 어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어피에 쏟는 시간이 줄어들고 능숙해집니다.
2시간 30분~2시간 20분 전 브리핑 진행
그날 비행을 함께하는 모든 크루들이 (필요시 기장 부기장 참석) 모여 해당 비행에 대한 안전 및 서비스 점검사항을 체크합니다. 당일 특이 손님이 있는지와 참고해야할 주요 상황에 대해 사무장이 브리핑을 합니다. 현장에서 각 승무원마다 당일 듀티를 분배합니다. 당일에 듀티를 주지 않을 경우는 보통 사전에 스케줄이 나오면서 듀티도 배정이 되기도 합니다.
브리핑시 안전에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하므로 신입 시절엔 브리핑 시간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도착에 항공기 구조와 안전 관련 사항에 대해 복습하고 브리핑에 많이 들어갑니다. 비행기를 오래 타고 웬만한 시설이나 업무가 익숙해질 때까지는 항상 복습을 하고 갑니다.
1시간20~30분전 공항 도착
국내에서 출발할 경우와,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인바운드 비행일 경우 호텔과 공항의 거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행시간보다 1시간 30분까지는 도착하여 준비합니다.
1시간 10~20분 전 게이트 도착 및 항공기 탑승
비행기에 먼저 탄 승무원인 당신, 정말 발에 땀나도록 돌아다니면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손님 보딩까지는 길게는 30분 적게는 20분 남짓의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죠. 딜레이라도 된 날에는 정말 날아다니나 싶을 정도로 바쁘게 준비를 합니다.
기내 도어 및 기내 안전설비 검사 및 보고, 요청
기내 설비 검사 및 수리 요청, 밀 카트 및 음료 체크, 기내 면세품 체크
스페셜 밀 수량 체크
각종 서비스 물품 세팅 및 화장실 물품 셋팅
추가적인 승객 정보 확인
30분 전 탑승수속
발에 땀나도록 기내에서의 사전 준비를 마치면, 손님이 바로 탑승합니다. 속으로는 헉헉대며 숨차 오르지만 손님을 보며 웃으며 보딩을 시작하게 됩니다.
입구에서 좌석 안내를 맡는 듀티를 맡은 경우, 비행기 기종에 따라 탑승권을 확인하고 빠른 통로로 안내합니다.
손님 탑승 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고 오버헤드빈에 손님들이 짐을 올바르고 안전하게 놓을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대리구매상이 많은 중국 항편은 짐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에 보딩 과정에서 짐 크기와 무게에 따라 오버헤드빈에 짐을 적절히 넣도록 도와야만 제시간에 이륙할 수 있습니다. 짐이 비행기에 있는 공간에 다 들어가지 않으면 부득이하게 화물로 부쳐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그야말로 눈코 틀새 없이 바쁩니다.
또한, 비상구 좌석에 앉는 손님에게는 특별 주의사항에 대해 안내합니다. 비상구열 승객은 비상시 승무원을 도와 승객 탈출을 도와주어야 하므로 신체가 건강하여야 합니다. 그밖에 기타 주의사항과 문조작에 대한 주의사항에 대해 인지시켜줍니다.
짐 정리를 도와주는 와중에 손님들의 세부 요구사항이 생기면 이도 체크해두어야 합니다. 승객 보딩이 끝나면 오버헤드빈을 다 닫고 잘 잠겼는지 확인합니다.
보딩 타임 5~10분 전 보딩 마감 및 이륙 준비
기내 안전 비디오 상영(혹은 안전 데모)
승객 안전검사(오버헤드빈 검사, 휴대폰 및 전자기기 비행모드, 창문 덮개 열기, 등받이 제 위치 등등)
객실 안전 검사를 마치면 승무원 좌석인 점프슛에 앉아 이륙을 기다립니다.
이착륙 시 승무원은 점프슛에 앉아 혹시 모를 비상 상황에 대비하여 항상 기내 탈출 동선과 처리 방법에 대해 달달 외우고 있어야 합니다.
도어 조작
손님 보딩이 마치면 비행이 가능한 상태로 선임 사무장의 PA 안내에 따라 도어 조작을 합니다.
이륙 전 택싱
택싱(Taxing)이란 항공기의 바퀴가 지면에 닿아 게이트까지 활주 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륙과 착륙 시 모두 택싱을 거쳐 이륙과 착륙을 하게 됩니다. 각 공항마다 게이트 위치에 따라 택싱 시간이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합니다. 택싱 기간에 객실을 주시하며 일어나는 승객이 없는지 확인하고 승객이 오버헤드빈을 열지 않도록 계속 확인합니다. 이 기간에는 일어나는 승객이 있으면 큰 소리로 주의를 주기도 합니다. 그만큼 택싱 기간도 아직 안전하지 않은 단계로 간주하기 때문에 승객의 안전을 위해 객실을 주시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륙 후
벨트 사인이 꺼지고 안전고도에 도달하면 서비스 준비를 합니다. 각자 맡은 듀티에 따라 카트 세팅과 음료 및 식사 준비, 객실 음료 서비스, 손님 응대 등을 진행합니다. 장거리일 경우 식사가 2번, 중간에 간식 서비스까지 나가게 됩니다.
자기가 맡은 존에 특별 기내식(스페셜 밀)을 신청한 손님이 있으면, 손님 명단을 체크한 후, 일반 기내식 서비스 전에 먼저 서비스합니다.
각 구간에 맞춰 2인 1조 혹은 1인 1조로 카트를 끌며 승객에게 식사 서비스를 합니다. 식사 서비스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식사 회수와 커피 및 차 서비스를 진행합니다.
식사 서비스를 마치면 화장실 체크와 객실을 돌며 도움 필요한 일이 있는지 수시로 체크합니다. 기내 면세품 판매도 식사 서비스 이후 이뤄지게 됩니다.
장거리 비행일 경우, 첫 번째 식사 서비스가 끝나고 기내품 판매가 끝나면, 비행 시간대에 따라 객실 조명을 조절하여 손님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시간에 돌아가면서 식사를 하고, 시간대를 정해 돌아가면서 다음 서비스 시간까지 벙커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착륙 준비
중단거리 및 장거리 비행에 따라, 각 항공사 규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착륙 전 1시간~30분까지 객실 점검 및 착륙 준비를 마칩니다.
이륙 때와 마찬가지로 기내 안전검사를 진행하고, 노인 및 어린이 승객이 있을 경우 사전에 화장실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착륙
기장님이 착륙 사인을 내리기 전에 점프싯(승무원 전용 좌석)에 앉아서 착륙 준비를 합니다. 이때 역시 혹시나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하여 승객 탈출 지도에 관한 내용을 머릿속으로 새기고 있습니다.
착륙 후 택싱
이륙 전 택싱과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손님이 없는지, 객실에 이상이 없는지 객실을 항시 주시합니다.
도어 조작
택싱이 멈추면 안전하게 랜딩 하였다는 의미로 도어 조작을 합니다.
승객 하기
승객들에게 미소로 인사하며 물건을 두고 가지 않게 합니다.
유실물 체크
승객이 모두 하기한 후, 승객이 놓고 간 짐이 없는지 확인하고, 유실물 발견 시 유실물 발견 위치, 색상, 브랜드를 적는 유실물 인계서를 작성하여 지상직원에게 유실물과 함께 인계합니다.
승무원 하기
드디어 퇴근시간! 국제선 장거리 비행의 경우, 하기하여 현지 입국심사를 통과한 후, 지정된 크루 호텔로 가는 셔틀을 타고 호텔로 출발합니다.
장거리일 경우 거의 20시간 넘게 눈뜨고 있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로 도착하여 잠에 들면 하루 반나절 이상이 지나간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국제선 장거리 비행을 생각하면서 정말 대략적으로 적어본 승무원의 하루 일과입니다. 이코노미 승무원을 기준으로 작성하였는데요, 비즈니스 승무원의 프로시져는 이것보다 훨씬 더 다양합니다. 자신이 맡는 듀티와 자신의 직책에 따라 하는 일이 다릅니다.
정말 출발 전부터 하기하여 완전히 퇴근할 때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1분 1초가 지나갑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경우도 많고, 한 가지 일을 하다가 여러 손님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정말 강인한 체력과 기억력, 정신력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승무원을 준비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승무원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승무원들의 가방이 여러 개인 이유 (0) | 2020.05.23 |
---|---|
승무원 스케줄, 하루에 제주도 2번 왕복한다고? (0) | 2020.05.22 |
코로나 시기에 승무원 준비생들이 해야 할 4가지 (0) | 2020.05.19 |
승무원이 되고 싶은 키 작은 그대들에게 (0) | 2020.05.19 |
승준생은 모르는 승무원 입사 후 교육과정 (0) | 2020.05.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