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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정보

전직 승무원이 말하는 승무원 단점 10가지

승무원은 왜 퇴사율이 높을까?

주변에 이제 힘들게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항공사에 입사한 친구가 있나요? 그 친구는 3년 안에 퇴사할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고요? 주변에서 정말 많은 승무원들이 1~3년 차에 그만두는 것을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평균 근속연수는 국내 항공사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10.7년, 아시아나 항공은 13.2년으로 꽤 높은 근속연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3년 안에 퇴사하는 비율이 높은데요, 승무원은 어떤 업무적 단점이 있어서 퇴사를 많이 하는 걸까요?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승무원으로서 일할 때 단점 10가지를 말해보려 합니다. 이는 지극히 저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쓰여 있기에 그냥 아 이런 단점이 있구나~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왜 퇴사를 하는지가 아닌 그저 승무원이라는 직업적 단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시차를 넘나드는 승무원들

1. 퇴사 후 경력 단절 가능성

승무원을 학창 시절부터 꿈꿔왔던 사람이라면 이런 가능성을 생각해보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취업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승무원을 꼽았던 당신이라면, 승무원 업무를 얼마나 길게 할 수 있을지, 이 일을 그만두면 퇴사 후 뭐 해 먹고살 것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승무원 경력은 과격하게 표현하여 "물 경력"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대체로 사회 초년생 때 들어가는 회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첫 회사의 경력이 평생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첫 회사에 무역 관련된 일을 한다고 쳐 봅시다. 다음 이직할 때에도 무역 관련된 경력직으로 무역회사로 옮길 가능성이 많겠죠?

 

마찬가지로 승무원 업계를 첫 직장으로 오랜 시간 몸 담았다면, 퇴사 후 다른 항공사로 이직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항공사 승무원을 경력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반문이 드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승무원은 서비스 직종이니까 다른 서비스 직으로 이직하면 되지 않나요?

 

물론, 승무원을 퇴사한 후 다른 서비스 직종으로 옮기시거나, 언어적 능력을 살려 일반 회사에 취직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항공사를 그만두고 일반 직장을 들어가기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남들이 전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을 소중한 사회 초년생 기간에 항공사 업무로 경력을 쌓으면 그동안 나이를 먹게 됩니다. 나이를 먹고 나서 경력이 없는 분야에 취직하려면 나이 많은 신입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만큼 신입 연봉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항공사에서 꽤 괜찮은 연봉을 받다가 일반 직장에서 사회 초년생 월급을 받으며 다니긴 쉽지 않을 것입니다.

 

2. 건강 악화

사실 가장 많이 드는 단점으론 건강악화가 있겠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종에서도 거북목 증후군 등 다양한 질환이 있겠지만, 매 비행마다 오래 서있고 구두를 신고 하늘에서 일하는 직종이니 만큼 신체적으로 많은 질환을 가지게 되는 게 사실입니다. 승무원으로 입사하기 전 신체검사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이 바로 척추 측만 여부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허리 관련 질환을 가지고 있는 승무원이 많습니다.

 

또한, 매번 다른 시차의 나라를 오가다 보면 밤낮이 바뀌어 신체 리듬이 깨지는 일이 빈번합니다. 신체 리듬상 야간에 근무하는 일도 거의 일상이다 시 피하고 있습니다. 전에 기사에서 야간 근무를 9년간 해온 간호사의 암 발병 소식을 다룬 적이 있는데요, 야간 근무자는 신체리듬이 깨져 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만큼 시차가 밤과 낮이 바뀌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 밖에도 스트레스로 인한 만성 위염, 하지 정맥류 등등 다양한 질병을 달고 살아, 오죽하면 걸어 다니는 병원이라고 칭하는 웃픈 경우도 발생합니다. 

 

3. 사회 이슈에 취약한 업계 특성

특히나 올해 같은 코로나 대 위기 시기에 많이 공감하실 내용인 듯합니다. 예전에는 항공사에 다니는 사람은 은행에서 대출도 잘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보증이 확실하다고 은행에서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항공업계가 그야말로 죽상입니다. 작년부터 시작한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일본 불매운동, 중국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일이 있으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항공업계입니다. 

 

이는 기존 승무원의 입지를 흐려지게 하고, 적게는 1년 길게는 2년까지 인턴 계약제로 신입을 뽑고 있는 항공사의 입장은 신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기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시기엔 기존 항공사 직원들은 조종사, 승무원 할 것 없이 월급을 깎이고 있고, 인턴 승무원들은 정규직 전환이 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또한, 승무원 준비생들에게도 날벼락같은 사건이 될 것입니다. 왜냐면 당분간은 채용 문이 굳게 닫혀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사회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될 가능성이 큰 직장인 듯합니다.

 

4. 연애하기 힘들다

연애하기 힘들다는 것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 일 것 같은데요, 말 그대로 연애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승무원은 스케줄로 근무를 하고 일 년에 반 이상을 해외에 나가 있다 보니, 남자 친구가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연애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케줄을 맞추기 힘들고, 주말에 쉬는 일반 회사원과는 다른 패턴으로 쉬기 때문입니다. 

 

5. 새는 돈이 많다 

새는 돈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승무원들이 사치를 많이 할 것이다라는 오해가 많이 있지만 사실은 검소하고 착실하게 적금도 들고 돈을 모으는 승무원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은근히 새는 돈이 많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교통비입니다. 업무 특성상 새벽에 출근하거나 저녁에 출근할 일도 많은데 쇼업하러가기까지 대체로 택시를 타고 다니고 돌아올 때는 공항버스를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들은 지하철로 출퇴근할 수 있지만 공항과 가까운데 살지 않으면 택시를 탈 일도 많아서 교통비도 많이 듭니다.

 

또한, 어피나 화장에도 신경 써야 하는 직종이기에 누가 좋은 화장품 추천해주면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행 끝나고 외국 체류지에서 여행도 하고 구경도 할 일도 많으니 적어도 초창기엔 돈 쓸 일도 많아집니다. 

 

6. 현타가 자주 온다

현타는 단계별로 오는 것 같습니다. 승무원이라는 꿈에 부풀어 승무원이 되었지만, 주니어 시절에 해야 하는 일은 비행 전체로 보았을 때 그리 막중한 업무가 아닐 것입니다. 선임 승무원들도 다 그 시절부터 시작했을 거라 생각은 하지만, 막상 손님들이 다 드신 트레이를 치우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으면 내가 대학 나와서 왜 이러고 있나 순간 자괴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진상 승객을 만났을 경우에도 이런 "현타"가 많이 옵니다. 내가 욕받이 무녀가 되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닐 텐데, 나는 기내 안에서의 손님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이야,라고 되뇌어봐도 스쳐오는 현타는 막을 수 없습니다.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뭐하는 직업인지 알고 마음먹고 시작해도, 일을 하면서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참 많은 것을 보면 감정노동자는 감정노동자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7. 식사가 불규칙적

식사가 불규칙적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손님들 밥 먹을 시간엔 업무 준비를 하고 식사가 다 끝나고 객실 체크를 모두 마쳐야만 간단히 밥을 먹을 시간이 납니다. 그 마저도 비행기 안에선 속이 더부룩하다면서 안 먹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호텔 도착하면 피곤해서 잠자기 바쁩니다. 자기가 의식적으로 자신의 몸을 챙기지 않으면 불규칙적인 식사 패턴이 되어 위장 장애를 많이 겪에 되기도 합니다.

 

8. 수직적인 조직 문화

"승무원 업계는 시니어 리티가 심하다던데 걱정입니다." 승무원 커뮤니티를 보면 항상 단골 질문이 바로 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승무원의 단점 항목에 이 글을 넣은 이유가 뭘까요? 승무원 업계에 시니어 리티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이지 분위기가 아주 자유로운 외국 항공사 조차 시니어 리티는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정신적인 괴롭힘이 될 수도 있고, 사회생활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분명히 직급에 따라 할 수 있는 업무와 기내에서의 책임이 다르기에 선임의 지시에 따를 일이 많이 있습니다. 주니어 때는 모르는 일 투성이이고 배움의 자세를 가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면 웬만한 선임 승무원들은 잘 대해줍니다. 간혹 이상한 선배들도 있는데 그것은 어느 회사나 존재하는 "이상한 선배들"이지 승무원 업계에만 존재하는 상사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 선배만 가지고 조직의 대부분의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평소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싫어한다면 승무원 업계에서 일하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견디기 괴로울 수 있는 문화와 분위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보기에는 여행 다니는 것처럼 일하는 것이 매우 자유로워 보여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매우 수직적인 것이 이 업계 업무 분위기이기 때문입니다.

 

9. 스트레스 많이 받음

승무원이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시차 적응으로 인한 수면 패턴이 깨짐으로 인한 피로, 이상한 팀 상사의 괴롭힘, 진상 손님의 컴플레인 등등 그 원인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직장입니다. 신체적 육체적 피로를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승무원 면접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질문이 스트레스 관리법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승무원으로 일 하길 마음먹기 전에 자기 자신이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향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승무원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지금부터 체력을 기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는 지친 신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강한 체력을 가진 승무원은 그만큼 스트레스에도 강할 수 있습니다.

 

10. 경조사 챙기기 힘들다 

스케줄로 근무하는 만큼 웬만한 큰일이 아니고서는 경조사 챙길 여유가 없습니다. 연차가 제공되긴 하지만, 내 마음대로 쓰고 싶을 때 쓸 수 없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에 웬만한 경조사는 챙기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승무원으로서 일하면 느낄 수 있는 단점에 대한 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어떤 회사나 장단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장단점을 잘 찾아보고 자신에게 맞다고 생각되는 길을 가는 것이 본인의 행복을 찾는 지름길이 아닐까요?